가동 로스의 금액화 — 비가동 1시간의 원가는 얼마인가
라인이 멈추면 보고서에는 정지 시간과 사유가 적힌다. 금액은 적히지 않는다. 시간만 보면 모든 설비의 1시간이 같아 보이므로 금형 교체 시간 단축과 컨베이어 센서 개선 중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할 근거가 없다. 병목 설비의 1시간과 여유가 있는 설비의 1시간은 손실이 몇 배 다른데도 그렇다.
금액을 붙이는 과정에서는 반대 방향의 실수도 자주 나온다. 시간당 고정 가공비에 그 시간에 벌지 못한 이익을 더해 손실을 부풀리는 계산이다. 고정비는 설비가 서든 돌든 나가는 돈이라 손실 계산에 다시 넣으면 같은 돈을 두 번 세게 된다.
비가동 1시간의 금액은 어떤 질문에 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래에서는 질문을 나누고, 프레스 라인의 가정 수치로 상황별 금액을 계산하고, 장부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까지 정리한다. 계산 대상은 설비가 서 있는 시간으로 한정하고, 돌아가면서 생기는 속도 저하와 불량은 별도 로스로 나눈다.
비가동 1시간에는 두 가지 금액이 있다
첫째는 놀고 있는 자원의 원가다. 설비가 서 있는 동안에도 감가상각비와 수선비 같은 설비 경비가 발생하고, 대기하는 작업자의 임금이 나간다. 이 합계를 시간당 차지레이트로 환산한 금액이 그 1시간 동안 제품에 배부되지 못하고 남는 가공비다. 손익에서는 추가 지출이 아니라 생산에 쓰이지 못한 자원의 크기를 보여 준다.
둘째는 그 시간에 생산했다면 벌었을 증분 이익이다. 설비가 병목이고 판매할 수요가 있어 정지 시간을 만회할 수 없다면, 시간당 생산 가능 수량에 개당 공헌이익(판매가 − 변동비)을 곱한 금액이 실제 이익 감소다. 이 금액에는 고정비를 덮는 몫이 이미 들어 있다. 공헌이익은 고정비를 덮고 남는 몫까지 합한 값이기 때문이다. 두 금액을 더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프레스 라인 1시간 정지의 상황별 금액
가정해 보자. 자동 이송장치가 붙은 프레스 라인의 월 계획 가동시간은 400시간이다. 월 설비 경비는 감가상각비 10,000,000원, 수선비 4,000,000원, 보험료와 기타 고정성 경비 2,000,000원으로 합계 16,000,000원이다. 라인 인원은 3명이고 임률은 시간당 30,000원이다.
시간당 양품 900개를 생산하며, 개당 판매가 1,500원에서 변동비(재료, 소모품, 변동 전력) 1,150원을 뺀 공헌이익은 350원이다. 특근으로 정지 시간을 만회하면 인건비가 1인당 시간당 45,000원 든다고 가정한다. 변동비에 직접 노무비는 넣지 않았는데, 월급제 인원의 노무비는 정지 여부와 관계없이 나가는 고정성 비용으로 보기 때문이다.
| 상황 | 계산 | 1시간 손실 |
|---|---|---|
| 놀고 있는 자원의 원가 | 설비 경비 16,000,000 ÷ 400 = 40,000원 + 인건비 3명 × 30,000원 | 130,000원 |
| 병목이고 수요가 있어 만회 불가 | 900개 × 350원 | 315,000원 |
| 특근으로 만회 | 3명 × 45,000원 | 135,000원 |
| 재고와 수요 여유로 만회 불필요 | 추가 지출 없음 | 0원 |
공헌이익 315,000원에는 이 시간의 고정 가공비 130,000원을 덮고 남는 이익 185,000원이 들어 있다(315,000 − 130,000). 두 금액을 더한 445,000원을 손실이라고 보고하면 고정 가공비가 두 번 계산된다. 같은 1시간이라도 병목이면 315,000원, 특근으로 만회하면 135,000원, 여유가 있으면 0원이므로 설비별 병목 여부를 먼저 정해 두어야 한다. 첫 행의 130,000원은 새로 나가는 돈이 아니라 이미 나가고 있는 비용이 쓰이지 못한 크기이므로, 현금 손실로 보고하지 않는다.
특근으로 만회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도가 있다. 근로시간 상한과 설비 여유 시간, 금형과 자재 준비 상태가 함께 맞아야 만회가 가능하므로, 특근 행의 금액은 만회가 실제로 가능한 경우에만 쓴다. 만회가 어려운 정지는 병목 행의 금액으로 계산한다.
마지막 행의 0원은 손실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대기한 130,000원어치 자원이 다른 일에 쓰이지 못했을 뿐이고, 이 시간에 정비나 교육 같은 일을 배치했다면 그 자원은 회수된 것이다. 다만 이 판단은 수요와 재고에 실제로 여유가 있다는 확인이 있어야 성립한다. 완제품 재고 일수와 고객 납입 계획을 함께 보고 정한다.
정지 로스만 골라 시간으로 자르기
여기서 말하는 비가동은 설비가 서 있는 시간이다. 설비 고장, 금형과 치공구의 교체·조정, 자재와 작업지시 대기, 작업자 부재가 여기에 든다. 설비가 돌아가고는 있지만 순간정지가 잦거나 사이클타임이 늘어난 상태는 성능 로스이고, 금액으로 바꾸는 방식이 달라 따로 계산한다. 점심, 조회, 계획 보전처럼 미리 정한 정지는 부하시간에서 빼고, 준비교체는 계획된 정지라도 로스로 집계한다.
정지 시간의 측정은 입력을 줄이는 방향이 정확하다. 정지의 시작과 종료는 설비 신호로 자동 수집하고, 작업자는 사유 코드만 고른다. 수기 일지로 시간까지 적게 하면 짧은 정지는 기록에서 빠지고 긴 정지는 시간이 반올림된다. 사유 코드는 고장, 준비교체, 자재 대기, 작업지시 대기처럼 책임 부서가 갈리는 단위로 나눈다.
병목 라인의 월 정지 시간이 고장 6시간, 준비교체 20시간, 자재 대기 8시간이라고 가정하면 손실은 각각 1,890,000원, 6,300,000원, 2,520,000원으로 합계 10,710,000원이다(시간당 315,000원 기준). 준비교체가 전체 34시간 중 20시간으로 58.8%를 차지하므로 개선 우선순위가 분명해진다. 시간만 보고 줄이기 쉬운 항목부터 손대는 것과 금액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은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장부에는 조업도차이와 능률차이로 나타난다
표준원가 시스템에서 정지로 생산량이 줄면 고정 제조간접비 중 배부되지 못한 부분이 조업도차이(불리)로 나타난다. 정지 시간에 지급한 직접 노무비는 대기 시간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지 않는 경우 노무 능률차이로 잡힌다. 위 예의 130,000원 중 설비 경비 40,000원은 조업도차이 쪽, 인건비 90,000원은 능률차이 쪽에 해당한다. 원가 보고서의 두 차이 항목이 정지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지 보면 정지 로스의 크기를 장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정지를 만회한다며 수요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 조업도를 채우면 조업도차이는 줄어 보이지만 재고가 쌓인다. 흡수원가계산에서는 재고로 남은 물량에 배부된 고정 가공비가 당기 비용이 아니라 재고자산으로 남으므로 이익이 좋아 보이는 착시가 생긴다. 가동률이 오르는 것과 팔릴 제품이 늘어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
기회손실에 고객 신뢰 하락 같은 항목을 넣는 경우가 있다. 수치로 잡을 수 없는 항목은 금액에 섞지 않는다. 실제로 발생한 지체상금, 특별 운송비, 긴급 특근 비용처럼 증빙이 있는 금액만 넣고, 지체상금은 계약서의 산식으로 확인되는 금액만 쓰며, 신뢰 하락은 납기 준수율 같은 별도 지표로 관리한다.
설비가 멈추지 않으면 가동 로스가 없다고 보는 것도 오해다. 돌아가는 동안의 속도 저하와 불량은 시간 가동률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정지 시간의 금액만 관리하면 성능과 품질 로스가 빠진다.
가동 로스를 생산 부서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자재 결품, 작업지시 변경, 금형 반입 지연이 정지 사유라면 책임 부서는 자재, 생산계획, 금형이다. 사유 코드에 책임 부서를 연결해 부서별로 금액을 집계하면 책임 소재를 논쟁하지 않고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시간당 단가는 연 1회 갱신하되 설비를 새로 들이거나 임금이 바뀌면 그때 다시 산정한다. 설비 경비는 감가상각비와 수선비 실적으로, 임률은 노무비 실적으로 갱신한다. 매달 바꾸면 정지 손실 추이가 단가 변동과 섞인다.
병목 설비 3대의 정지 손실부터 집계한다
원가 담당자가 병목 설비 3대에 대해 시간당 두 금액, 즉 놀고 있는 자원의 원가와 공헌이익 기준 금액을 한 번 산출해 설비 목록에 붙이고 산출 근거도 같은 파일에 남긴다. 생산관리 담당자는 매주 정지 시간을 사유 코드별로 합산해 그 단가를 곱하고, 손실 상위 3건을 주간 회의에서 확인한다. 3주 정도 쌓이면 어떤 정지 사유부터 줄일지가 시간이 아니라 금액으로 정해진다.
제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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