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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인하 요구를 공헌이익으로 판단하기 — 수락선과 손익분기 물량 계산

제알남 읽는 시간 약 9분
단가 인하 원가 계산표와 계산기, 플라스틱 부품 샘플이 놓인 공장 사무실 책상

단가 인하 요구를 받았을 때는 인하율이 아니라 공헌이익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3년 동안 누적 12%를 내려 달라는 요구가 들어오면 숫자 12가 크게 보이지만 판매가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으로 보면 줄어드는 폭은 그보다 훨씬 커진다.

이 글은 가상의 부품을 놓고 변동비와 고정비를 나누는 방법, 공헌이익과 손익분기 물량을 계산하는 방법, 수락·부분 수락·근거 제시를 가르는 기준을 정리한다. 재료비와 노무비를 다시 계산해 협상 근거로 만드는 방법, 고정·변동 구분 자료가 아예 없는 현장에서 시작하는 방법도 함께 다룬다. 모든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다.

  • 가정한 부품에서 판매가를 12% 내리면 공헌이익은 개당 4,000원에서 2,800원으로, 30% 줄어든다.
  • 같은 이익을 지키려면 인하율보다 훨씬 큰 물량 증가가 필요하다. 손익분기 물량도 월 37,500개에서 53,572개로 올라간다.
  • 재료비는 현재 시세, 노무비는 표준 공수×임률로 다시 계산하면 수락 가능한 선과 근거가 숫자로 나온다.
  • 구분 자료가 없어도 계정과목을 세 부류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면 첫 공헌이익을 하루 안에 계산할 수 있다.

단가 인하 요구를 공헌이익으로 봐야 하는 이유

단가 인하는 매출총이익률이 아니라 공헌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판매가가 내려가도 변동비는 그대로이므로, 인하액 전부가 공헌이익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공헌이익은 판매가에서 변동비를 뺀 금액이다. 이 금액이 고정비를 덮고 남아야 영업이익이 생긴다. 가정한 부품의 판매가가 10,000원이고 변동비가 6,000원이면 공헌이익은 4,000원이다. 판매가를 12% 내려 8,800원이 되면 변동비 6,000원은 그대로이므로 공헌이익은 2,800원이 된다. 판매가는 12% 줄었는데 공헌이익은 30% 줄어든다.

원가 배부가 반영된 제품 원가만 보면 이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제품 원가에는 고정비 배부액이 섞여 있어서 물량이 늘거나 줄면 개당 원가가 저절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하 여부는 개당 원가가 아니라 총 고정비를 덮을 수 있는지로 판단한다.

변동비와 고정비를 나누는 방법

변동비와 고정비는 생산량이 변할 때 총액이 같이 변하는지로 나눈다. 생산량에 비례해 늘어나면 변동비, 물량과 상관없이 같은 금액이 나가면 고정비다.

재료비, 포장재, 외주가공비, 소모성 공구, 생산량에 연동되는 전력비는 대체로 변동비다. 감가상각비, 임차료, 관리 인력의 급여, 보험료는 고정비다. 판단이 어려운 계정은 준변동비로 따로 두고 기본 부분과 변동 부분으로 쪼갠다. 잔업·특근 수당과 시간제 인력의 비용은 물량에 따라 늘고 줄 수 있어 변동에 가깝다. 정규직 직접 인력의 급여는 단기적으로 물량이 줄어도 그대로 나가므로 고정에 가깝다.

이 구분은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3개월 안에는 고정인 인건비도 3년 안에는 인원 조정으로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기간을 기준으로 분리했는지 함께 적어 둔다. 인하 요구가 수년에 걸쳐 오는 만큼, 이 글에서는 단기 기준으로 정규직 인건비를 고정, 표준 공수에 연동되는 직접 노무 부분만 변동으로 본다.

공헌이익과 손익분기 물량 계산

손익분기 물량은 총 고정비를 개당 공헌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단가 인하로 개당 공헌이익이 줄면 분모가 작아져서 손익분기 물량이 급격히 커진다.

가정은 다음과 같다. 판매가 10,000원, 개당 변동비 6,000원(재료비 4,200원, 노무비 1,300원, 기타 변동비 500원), 월 고정비 1억 5천만 원, 월 판매량 50,000개다.

항목현재 단가12% 인하 후
판매가10,000원8,800원
개당 변동비6,000원6,000원
개당 공헌이익4,000원2,800원
월 고정비150,000,000원150,000,000원
손익분기 물량(월)37,500개53,572개
월 50,000개 판매 시 영업이익50,000,000원-10,000,000원

월 5천만 원 이익이 나던 부품이 12% 인하 후에는 월 1천만 원 적자가 된다. 5천만 원의 이익을 그대로 지키려면 (150,000,000+50,000,000)÷2,800으로 계산해 월 71,429개를 팔아야 하는데, 현재 물량 대비 약 43% 늘려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물량 증가를 인하와 함께 약속받을 수 있는지가 단가 인하 협상의 핵심 질문이다.

수락·부분 수락·근거 제시 판단 기준

공헌이익이 고정비를 덮는 한 수락은 가능하지만 수락할지는 인하 후 손익분기 물량과 실제 예상 물량의 차이로 정한다. 그 차이가 없으면 근거를 제시하고 부분 수락을 제안한다.

기준을 세 단계로 둘 수 있다. 첫째, 인하 후 손익분기 물량이 예상 물량보다 충분히 낮으면 수락한다. 둘째, 손익분기 물량이 예상 물량 근처이거나 조금 높으면 부분 수락을 검토한다. 셋째, 손익분기 물량이 예상 물량을 크게 넘거나 공헌이익이 0에 가까워지면 수락하지 않고 근거를 제시한다. 공헌이익이 0 이하로 내려가는 인하는 물량이 늘수록 손실이 커지므로 어떤 조건에서도 수락 대상이 아니다.

이 기준의 숫자는 회사마다 다르다. 고정비 중 일부는 다른 제품과 공유되므로 이 부품이 부담하는 고정비를 어떻게 배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배부 기준은 미리 정해 두고 협상 자료에 함께 적어야 한다.

재료비와 노무비를 다시 계산해 인하 근거 만들기

협상 근거는 재료비를 현재 시세로, 노무비를 표준 공수×임률로 다시 계산해서 만든다. 과거에 산정한 원가가 아니라 지금의 원가로 비교해야 상대가 반박하기 어렵다.

재료비는 최근 구매 단가에 개당 사용량과 불량·스크랩 손실분을 반영해 다시 계산한다. 노무비는 표준 공수에 시간당 임률을 곱한다. 가정한 부품의 개당 표준 공수를 0.05시간으로, 임률을 26,000원에서 28,000원으로 올리면 노무비는 1,300원에서 1,400원이 된다. 재료 시세가 5% 올라 4,200원이 4,410원이 되었다고 가정하면 재계산한 변동비는 다음과 같다.

항목기존 산정재계산
재료비4,200원4,410원
노무비(0.05시간×임률)1,300원1,400원
기타 변동비500원500원
개당 변동비6,000원6,310원
현재 단가 공헌이익4,000원3,690원
12% 인하 후 공헌이익2,800원2,490원
12% 인하 후 손익분기 물량(월)53,572개60,241개

재계산하면 변동비가 이미 6,310원으로 올라 있고, 12% 인하 시 월 50,000개를 팔아도 영업손실이 2,550만 원으로 커진다. 여기서 몇 %까지 받을 수 있는지도 계산된다. 5%만 내려 9,500원이 되면 공헌이익은 3,190원, 손익분기 물량은 47,022개로 월 50,000개에서 영업이익 950만 원이 남는다. 9,200원까지 내리면 손익분기 물량이 51,904개로 현재 물량을 넘어선다. 이렇게 원가 항목별 근거와 함께 부분 수락안을 내놓는 것이 협상 자료의 기본 구성이다.

고정·변동 구분 자료가 없는 현장에서 시작하는 법

구분 자료가 없으면 최근 12개월 손익계산서의 계정과목을 변동, 고정, 판단 불가 세 부류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한다. 완벽한 분류가 아니어도 첫 공헌이익은 하루 안에 나온다.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계정과목 목록을 뽑는다. 재료비, 외주가공비, 포장비, 소모품비는 변동으로 표시하고, 임차료, 감가상각비, 보험료, 관리직 급여는 고정으로 표시한다. 남은 것은 판단 불가로 두고 금액이 큰 것부터 하나씩 확인한다. 물량이 많았던 달과 적었던 달의 금액을 비교하면 물량과 함께 움직이는 계정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나눈 첫 결과는 오차가 있다는 점을 밝혀 둔다. 판단 불가로 남긴 항목이 전체 원가의 10% 안팎이면 결론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 이상이면 판단 불가 항목의 절반을 변동, 절반을 고정으로 두었을 때와 전부를 한쪽으로 몰았을 때의 결과를 각각 계산해 결론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본다. 결론이 같으면 더 세분화하지 않아도 된다.

단가 인하 판단에 대한 질문 3가지

누적 12% 인하 요구를 연도별로 나눠 받으면 부담이 줄어드는가?

연도별로 나눠 받아도 마지막 해의 공헌이익은 12% 인하 때와 같다. 다만 중간 해에는 원가 재계산과 물량 변화를 반영해 다시 협상할 기회가 생기므로, 연 단위로 나눠 받되 매년 재계산 결과를 근거로 제출하는 조건을 붙이는 편이 유리하다.

공헌이익이 남는데도 단가 인하를 거절할 수 있는가?

공헌이익이 남아도 고정비를 덮지 못하면 영업손실이 난다. 인하 후 공헌이익 총액이 고정비 배부액보다 작으면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거래이므로, 손익분기 물량과 물량 보장 여부를 근거로 거절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인하 요구에 맞춰 원가 절감으로 대응하면 협상이 끝나는가?

절감으로 변동비가 내려가면 공헌이익이 회복되지만 절감 효과가 나오기까지 시차가 있다. 인하 시점과 절감 시점 사이의 손실 기간을 계산해 인하 적용 시기를 늦추는 조건을 함께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번 달 손익계산서의 계정과목 전체를 뽑아 변동·고정·판단 불가로 표시하고, 원가 담당자가 월 1회 공헌이익과 손익분기 물량을 갱신해 보자. 인하 요구가 오기 전에 이 숫자가 준비되어 있으면 요구를 받은 날 바로 수락선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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