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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경비 계정 뜯어보기 — 수선비·소모품비·전력비는 현장 어디서 새는가

제알남 읽는 시간 약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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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경비는 재료비나 노무비와 달리 계정이 잘게 나뉘어 있고 담당도 갈라져 있다. 수선비는 정비 부서가, 소모품비는 라인 반장과 자재 창고가, 전력비는 시설 담당이 각자 본다면 세 계정을 한자리에서 보는 사람이 없다. 그러면 월 마감에는 경비가 전월보다 올랐다는 보고만 남고, 어느 설비에서 무엇 때문에 올랐는지는 아무도 답하지 못한다.

더 곤란한 것은 계정에 찍히지 않는 손실이다. 프레스가 4시간 서면 수리비 수십만 원은 수선비에 기록되지만, 그 시간에 만들지 못한 생산의 손실은 어느 계정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 글은 수선비, 소모품비, 전력비를 어떤 기준으로 뜯어봐야 현장 원인에 닿는지 가상 수치와 함께 정리한다.

수선비는 수리 금액보다 정지 시간이 더 비싸다

프레스 라인이 시간당 600개를 만들고 개당 공헌이익(판매가에서 변동비를 뺀 값)이 700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라인이 4시간 서면 만들지 못한 생산의 공헌이익은 600×700×4 = 1,680,000원이다. 만회 생산을 하지 못했다는 전제다. 수리에 든 부품비와 외주비가 350,000원이라면 수선비 계정에는 350,000원만 찍히고, 정지 손실은 그 4.8배인데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수선비는 계정 금액이 아니라 설비별 고장 건수, 정지 시간, 고장 부위를 함께 봐야 한다. 정비 이력에 설비 코드와 정지 시간을 남기면 어느 설비가 반복해서 서는지 드러난다. 정지 시간은 생산일보의 비가동 사유 코드에서 뽑을 수 있어 정비 담당이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설비별 집계가 가능하다.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선비 예산만 깎으면 수리를 뒤로 미루는 효과만 나고, 미뤄진 수리는 더 긴 정지로 돌아온다. 계획 정비와 돌발 수리를 건수와 금액으로 나누어 기록하면 예방 정비가 돌발 수리를 실제로 줄이고 있는지도 숫자로 확인된다.

수선비 계정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원상 회복이나 능률 유지를 위한 정기 정비와 소모성 부품 교체는 수익적 지출로 수선비에 잡힌다. 반면 용량 증설, 성능 향상, 내용연수 연장이 되는 지출은 자본적 지출로 자산에 올리고 감가상각한다. 대수선 한 건을 어느 쪽으로 처리했느냐에 따라 그 달 제조경비가 수천만 원 움직일 수 있으므로, 수선비가 갑자기 튄 달에는 설비 상태를 보기 전에 그 건의 회계 처리부터 확인한다.

소모품비는 개당 단가가 아니라 제품당 사용량으로 본다

소모품비에는 용접 전극과 와이어, 절삭 공구, 이형제, 윤활유, 세척제, 장갑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 개당 단가가 낮아 별것 아니라며 방치되기 쉬운 계정이다. 관리 방법은 총액을 아끼라고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나 타점 단위의 표준 사용량을 정하고 그 차이를 보는 것이다.

스폿 용접 전극을 3,000타점마다 교체하는 것이 표준인데 라인 평균은 2,400타점에 교체한다고 가정하자. 월 240,000타점이면 표준 소비는 80개, 실제는 100개로 20개, 즉 25% 더 쓴다. 전극 단가가 3,000원이면 월 60,000원 차이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교체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전류 조건이 맞지 않는 것 같은 공정 이상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월 총액이 작은 소모품까지 전부 원단위로 관리하면 관리 공수가 절감액보다 커진다. 품목을 월 사용 금액 순으로 정렬해 상위 몇 개만 표준 사용량을 정하고, 나머지는 불출 기록만 남긴다. 월 소모품비 12,000,000원 중 상위 6개 품목이 8,400,000원으로 70%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그 6개만 표준을 세워도 관리 대상 금액의 70%가 덮인다. 불출할 때 품번과 사용 설비 코드를 스캔하게 하면 입력 부담 없이 설비별 사용량이 자동으로 집계된다.

소액 소모품을 구매 시점에 바로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사에서는 창고에 재고가 쌓여 있어도 계정 금액이 구매 시점을 따라 움직인다. 이때 소모품비 증감은 실제 사용량이 아니라 구매 타이밍을 반영하기 쉽다. 사용량을 보려면 회계 처리와 별개로 불출 기록이 필요하다.

전력비는 기본요금, 사용량요금, 대기전력으로 나눠 본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으로 구성된다. 기본요금에는 15분 단위로 측정한 최대수요전력이 반영되고, 전력량요금은 사용량에 시간대별 단가를 곱해 정해진다. 대형 설비를 한꺼번에 기동하면 최대수요전력이 올라가고, 비가동 시간에 도는 유압 펌프, 금형 히터, 컴프레서 무부하 운전은 생산과 무관하게 사용량으로 쌓인다. 그래서 전력비의 상당 부분은 생산량에 비례하지 않는다. 시간대별 단가가 다르므로 금형 예열이나 원료 건조처럼 옮길 수 있는 작업은 단가가 낮은 시간대로 옮기고, 대형 설비의 동시 기동은 순서를 나누어 최대수요전력을 낮춘다.

월 생산량 234,000개, 기본요금 9,000,000원, 사용량 96,000kWh, 평균 단가 150원/kWh라고 가정하자. 사용량 중 9,000kWh는 비가동 시간의 대기전력(30kW×300시간)이며 생산량이 줄어도 그대로라고 본다. 생산이 20% 줄어든 달의 사용량은 (96,000−9,000)×0.8 + 9,000 = 78,600kWh다.

구분 정상 월 생산 20% 감소 월
월 생산량(개) 234,000 187,200
기본요금(원) 9,000,000 9,000,000
사용량(kWh) 96,000 78,600
전력량요금(원) 14,400,000 11,790,000
전력비 합계(원) 23,400,000 20,790,000
개당 전력비(원) 100.0 111.1

생산이 20% 줄었는데 전력비는 11.2%만 줄어 개당 전력비가 11.1% 올랐다. 현장이 전기를 낭비해서가 아니라 기본요금과 대기전력이 고정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대기전력 9,000kWh는 월 1,350,000원으로 전력비의 5.8%이고, 이를 절반으로 줄이면 월 675,000원이 줄어든다. 설비별 전력량계가 없다면 야간이나 주말 비가동 시간대의 시간당 사용량을 공장 전체 계량기로 읽어 비가동 시간을 곱하는 것만으로도 대기전력의 크기를 잡을 수 있다. 크기를 알면 히터 유지나 유압 펌프 대기처럼 끌 수 있는 설비의 목록을 만들고, 어느 시간 이상 비가동이면 차단한다는 기준을 설비별로 정한다.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

전월 대비 증감액만 보면 원인을 잘못 짚는다. 전력비는 생산량이 바뀌면 위 표처럼 개당 금액으로 환산해서 봐야 하고, 냉난방 부하가 있는 계절에는 전년 동월과도 비교해야 한다. 증감액은 어느 계정이 움직였는지만 알려 줄 뿐 이유는 알려 주지 않는다.

비용을 줄이면 품질이 떨어진다는 걱정과, 예산만 깎으면 된다는 판단은 둘 다 틀릴 수 있다. 마모된 용접 전극을 한계까지 쓰면 용접 품질이 나빠져 불량과 재작업 비용이 소모품 절감액을 넘을 수 있다. 그래서 교체 기준은 절감 목표가 아니라 품질 기준에서 출발하고, 절감은 그 기준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조기 교체와 무기록 불출을 없애는 데서 나온다.

제조경비 대부분은 제조간접비라 제품에 직접 부과되지 않고 기계시간 같은 기준으로 배부된다. 특정 제품에만 쓰인 외주가공비 같은 직접경비가 아니라면, 설비 단위로 기록하지 않은 수선비와 전력비는 제품별 원가에서 원인이 흐려진다. 설비 코드 없이는 배부 기준이 정확해도 어느 설비가 원가를 올렸는지 답할 수 없다.

수선을 외주에서 자체 정비로 돌린 효과를 볼 때도 계정 이동을 조심해야 한다. 자체 정비는 정비 인원의 임금이 노무비에 있고 수선비에는 부품비만 남으므로, 수선비는 줄어도 노무비가 늘어 총원가는 그대로일 수 있다. 외주 수리비와 자체 수리의 부품비·인건비를 합친 건당 총원가와 정지 시간으로 비교한다.

설비 다섯 대의 수선비, 정지 시간, 전력량을 한 표로 맞추기

다음 월 마감 때 생산량이 가장 큰 설비 다섯 대만 골라 설비별 수선비, 정지 시간, 전력량을 한 표에 맞춘다. 정비 담당이 수선 이력에서, 시설 담당이 전력량계에서, 생산관리 담당이 생산 실적에서 수치를 가져오고 표를 합치는 사람은 생산관리 담당으로 정한다. 세 수치를 생산량으로 나눈 원단위를 전월과 전년 동월에 비교해 튄 설비부터 원인을 확인하고, 표는 매월 같은 양식으로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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