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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변동과 판가 연동 — 소재비 충격을 계약으로 줄이는 법

제알남 읽는 시간 약 9분
원자재 가격 연동과 관련된 플라스틱 수지 포대 팔레트와 지게차

원자재 가격 연동이 없으면 소재비 상승분은 고스란히 이익에서 빠지고 소재비 비중이 높은 제품일수록 그 충격이 크다. 판가 대비 소재비가 60%인 제품에서 소재 가격이 10% 오르면 판가의 6%에 해당하는 원가가 늘어나므로 영업이익률 5%인 제품은 적자로 돌아선다.

이 글은 원자재 가격 연동이 손익에 주는 영향을 보기 위해 소재비 비중에 따른 민감도를 가상 수치로 계산하고, 판가 연동 구조를 기준 시점, 산식, 반영 시차의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한다. 재고 원가와 시세 사이의 시차가 손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동 조항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대응은 무엇인지도 다룬다. 수치는 모두 가정이다.

  • 소재비 비중이 높을수록 소재 가격 변동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 판가 연동은 기준 시점, 산식, 반영 시차, 불감대를 계약에 명시해야 분쟁이 줄어든다.
  • 재고 원가와 시세가 다르므로 시세가 오르는 달과 원가에 반영되는 달이 어긋난다.
  • 연동이 없으면 소재 사용량 절감, 재고 조정, 재협상의 근거 자료 확보를 순서대로 진행한다.

소재비 비중이 높으면 왜 이익이 크게 흔들리는가

이익률이 낮은 제품에서 소재비 비중이 높으면 소재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이익이 크게 줄어든다. 소재비 변동액은 소재비 비중에 변동률을 곱한 만큼 판가 대비 이익률에서 그대로 빠지기 때문이다.

가정 수치는 다음과 같다. 개당 판가 10,000원, 소재비 6,000원(개당 5kg, 킬로그램당 1,200원), 소재 외 원가 3,500원, 영업이익 500원(이익률 5%)이다. 연 생산량은 100,000개, 월 10,000개로 본다. 소재 가격이 10% 오르면 개당 소재비가 600원 늘어나 영업이익은 500 − 600 = −100원이 된다. 이익이 사라지는 소재 가격 상승률은 500 ÷ 6,000, 약 8.3%다.

소재 가격 변동개당 소재비 증가개당 영업이익연간 영업이익 변화(기준 대비)
변동 없음0원500원0원
5% 상승300원200원−30,000,000원
10% 상승600원−100원−60,000,000원
20% 상승1,200원−700원−120,000,000원

기준 영업이익은 연 50,000,000원이므로 5% 상승 때 연 20,000,000원, 10% 상승 때 연 −10,000,000원, 20% 상승 때 연 −70,000,000원이 된다. 표의 마지막 열은 기준 대비 감소분이다. 소재비 비중이 60%인 제품은 소재 가격의 1%가 판가의 0.6%가 되므로 이익률이 5%라면 소재 가격이 8% 남짓 오르는 것만으로 이익이 없어진다.

원자재 가격 연동 구조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원자재 가격 연동은 기준 시점의 소재 가격과 적용 시점의 소재 가격 차이에 개당 소요량을 곱해 판가를 조정하는 약정이다. 계약서에는 세 가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첫째는 기준 시점이다. 판가를 처음 정한 시점의 소재 가격을 기준값으로 못 박는다. 위 가정에서는 킬로그램당 1,200원이 기준이다. 둘째는 산식이다. 조정액 = 개당 소요량 × (적용 시세 − 기준 시세)로 정하면 소재 가격이 1,320원으로 오를 때 5 × 120 = 600원이 판가에 더해진다. 여기서 소요량은 불량과 스크랩 손실을 포함한 총투입량으로 할지 순중량으로 할지 정해야 한다. 셋째는 반영 시차와 조정 주기다. 시세가 바뀐 뒤 언제 판가에 적용하는지, 월별로 조정하는지 분기별로 조정하는지를 정한다.

여기에 불감대를 두는 경우가 많다. 시세 변동이 일정 범위 안이면 조정하지 않고, 범위를 넘으면 그 초과분이나 전체 변동분에 대해 조정한다. 잦은 소액 조정에 드는 행정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구매하는 쪽과 공급하는 쪽 모두 시세 확인 방법, 자료 제출 시점, 산식 적용 예시를 계약서 부속서에 적어 두면 이후 해석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재고 원가와 시세 시차는 손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재고를 들고 있으면 원가에 반영되는 소재 가격이 시세보다 늦고 판가 조정도 정해진 시차를 두고 반영되므로 시세 변동 시점과 손익 반영 시점이 어긋난다. 이 어긋남 때문에 특정 월에만 손실이나 이익이 몰릴 수 있다.

가정을 하나 더 두자. 소재 재고가 1개월분이고 선입선출로 소진되어 시세 변동이 원가에 1개월 늦게 반영된다. 판가 조정은 시세 변동 후 2개월 뒤 판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시세가 2월에 1,200원에서 1,320원으로 오르고 이후 유지된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월소재 시세(kg당)원가에 반영된 개당 소재비판가에 반영된 개당 소재비월 손실(10,000개)
1월1,200원6,000원6,000원0원
2월1,320원6,000원6,000원0원
3월1,320원6,600원6,000원6,000,000원
4월1,320원6,600원6,600원0원

3월에 원가는 올랐지만 판가는 아직 반영 전이어서 개당 600원, 월 10,000개 기준 6,000,000원의 손실이 난다. 4월부터는 판가가 따라와 손실이 사라진다. 시세가 내려가는 경우에는 반대로 원가는 늦게 내려가고 판가는 정해진 시차 후에 내려가므로 시차의 방향에 따라 이익이 생기기도 하고 손실이 나기도 한다. 재고를 많이 보유하거나 판가 반영 시차가 길수록 어긋남의 기간이 길어진다. 표준원가를 쓰는 회사에서는 이 차이가 재료비 가격차이로 나타나므로 월말에 가격차이를 소재 시세 변동 요인과 연결해 확인하면 원인이 보인다.

원자재 가격 연동이 없을 때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연동 조항이 없으면 소재 가격 상승분을 회사가 흡수하게 되므로 손실 규모를 먼저 계산해 근거 자료를 만들고 사용량 절감, 재고 정책, 재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한 가지 수단으로는 부족하다.

  1. 영향 금액을 산출한다. 품목별 소재 소요량과 시세 변동을 곱해 월별 원가 상승분을 구하고 위 표처럼 이익 감소 폭을 계산해 둔다.
  2. 내부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인다. 스크랩과 불량으로 버려지는 소재, 규격 대비 과다한 투입 중량, 보관 중 손실을 줄이면 시세 상승분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다.
  3. 재고 정책을 점검한다.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일 때 재고를 늘리는 결정은 시세를 맞히는 투기가 될 수 있으므로 소재 구매를 가격 예측이 아니라 소요량 기준으로 관리하는 원칙을 정해 둔다.
  4. 재협상 근거를 만든다. 기준 시점 이후 시세 변동, 소재비 비중, 우리 회사의 이익률 변화를 한 장으로 정리해 판가 조정을 요청한다.
  5. 다음 계약에는 연동 조항을 넣는다. 기준 시점, 산식, 반영 시차, 불감대를 명시한다.

원자재 가격 연동을 새로 협의할 때는 상대의 부담도 함께 계산해 두는 것이 좋다. 소재 가격이 오를 때 판가가 오르면 상대의 구매 원가도 같은 금액만큼 늘어나므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정 주기와 상한을 미리 정해 두면 협의가 빨라진다. 연동 대상도 소재 가격 전체로 할지, 소재비 중 시세와 직접 연결되는 부분만으로 할지 나눠 정하면 산식이 단순해진다.

재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소재 가격 상승 구간에서만 임시로 조정 금액을 나눠 부담하는 방식도 있다. 이런 합의는 시세가 내릴 때 되돌리는 조건까지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원자재 가격 연동에 대한 질문 3가지

불감대는 어느 정도로 잡는 것이 좋은가요?

정해진 비율은 없고 소재비 비중과 이익률에 따라 정한다. 소재비 비중이 60%이고 이익률이 5%인 제품이라면 소재 가격이 3%만 올라도 판가의 1.8%가 늘어나 이익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지므로 불감대를 넓게 잡기 어렵다. 이익률 대비 불감대가 어느 정도 손실을 뜻하는지 계산해 본 뒤 정한다.

시세가 내릴 때도 판가를 같은 방식으로 내려야 하나요?

연동은 양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승분만 반영하고 하락분은 반영하지 않으면 거래 상대가 장기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재협상 압력이 커진다. 산식이 대칭이어야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 같은 기준으로 조정된다.

소재 시세와 실제 매입 단가가 다르면 연동 기준은 무엇으로 하나요?

계약에서 참조할 시세와 조회 시점을 명확히 정하고, 실제 매입 단가와의 차이는 회사가 관리하는 리스크로 본다. 실제 매입 단가와 참조 시세의 차이가 반복해서 크다면 구매 계약 조건을 시세에 맞추거나 참조 기준을 바꾸는 협의가 필요하다.

이번 달 안에 소재비 비중이 높은 품목 다섯 개를 골라 개당 소재 소요량과 기준 시점 소재 가격을 정리해 보자. 원가 담당자가 매월 초에 시세 변동을 곱해 이익 영향 금액을 계산하고 변동이 이익률의 절반을 넘는 품목은 구매와 영업이 함께 재협상 안건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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