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재고와 불용재고 충당 — 평가손실을 미리 잡는 기준
장기재고는 팔리거나 쓰이지 않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가보다 낮아지므로 폐기하는 날이 아니라 오래된 순서대로 매달 평가손실을 미리 잡아 두어야 한다. 충당을 미루면 손실은 사라지지 않고 폐기 결정이 내려지는 달에 한꺼번에 이익을 깎는다.
이 글은 재고 연령 구간별 충당율을 정하는 법, 예상 판매가에서 판매비를 뺀 순실현가능가치로 평가손실을 계산하는 법, 월 사용량 대비 소진 기간으로 장기재고를 가려내는 법, 사용처가 없는 불용재고의 회수 가능 금액을 보는 법을 가상 수치로 정리한다. 수치는 모두 가정이다.
- 충당율은 감이 아니라 과거 처분 실적의 회수율에서 뽑는다.
- 평가손실은 장부가에서 예상 판매가와 판매비를 반영한 순실현가능가치를 뺀 금액이다.
- 월 사용량 대비 보유 개월수를 계산하면 연령 정보가 없는 품목도 장기재고로 분류할 수 있다.
- 충당 없이 일시 폐기하면 한 달 이익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
재고 연령별 충당율은 어떻게 정하는가
재고 연령별 충당율은 과거에 같은 연령 구간 재고를 처분했을 때 실제로 회수한 비율에서 역산해 정한다. 구간을 나누는 기준은 마지막 입고일이나 마지막 출고일 중 늦은 쪽이다.
재고 장부가 합계는 223,000,000원이라고 하자. 지난 3년간 12~24개월 구간 재고를 처분한 실적을 보니 장부가 50,000,000원어치에서 20,000,000원만 회수했다. 회수율이 40%이므로 손실률은 60%다. 다른 구간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충당율을 정했다.
| 연령 구간 | 장부가 | 충당율 | 충당금 |
|---|---|---|---|
| 3개월 이하 | 120,000,000원 | 0% | 0원 |
| 3~6개월 | 45,000,000원 | 10% | 4,500,000원 |
| 6~12개월 | 30,000,000원 | 30% | 9,000,000원 |
| 12~24개월 | 20,000,000원 | 60% | 12,000,000원 |
| 24개월 초과 | 8,000,000원 | 100% | 8,000,000원 |
| 합계 | 223,000,000원 | 15.0% | 33,500,000원 |
필요한 충당금 잔액은 33,500,000원으로 장부가의 15.0%다(33,500,000 ÷ 223,000,000). 기존 충당금 잔액이 12,000,000원이면 이번에 추가로 설정할 금액은 21,500,000원이다. 연 영업이익이 180,000,000원인 회사에서 이는 이익의 11.9%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충당을 거의 하지 않은 회사가 처음 기준을 도입하면 이 정도의 충격이 한 번에 나타난다. 부담이 크다면 2~3개 분기로 나누어 인식하되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지 문서에 남겨 둔다.
충당율은 해마다 다시 본다. 처분 실적이 개선되었는데 충당율을 그대로 두면 환입이 반복해서 생기고 반대로 단종 제품이 늘었는데 그대로 두면 부족해진다.
평가손실은 어떻게 계산하는가
평가손실은 재고의 장부가에서 순실현가능가치를 뺀 금액이며 순실현가능가치는 예상 판매가에서 판매에 드는 비용을 뺀 값이다. 장부가가 이 값보다 낮으면 손실은 0이다.
한 품목으로 계산해 보자. 개당 장부가가 5,000원이고 현재 거래 가능한 예상 판매가가 4,200원이며 판매 운송비와 수수료가 개당 300원이다. 순실현가능가치는 4,200 − 300 = 3,900원이고 개당 평가손실은 5,000 − 3,900 = 1,100원이다. 재고가 1,000개면 1,100,000원이다. 판매가가 3,500원으로 더 내리면 순실현가능가치는 3,200원이고 평가손실은 개당 1,800원, 1,000개에 1,800,000원이다.
원재료와 부품은 팔 가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그 부품이 들어갈 완제품의 판매가에서 남은 가공비와 판매비를 뺀 값이 부품의 순실현가능가치다. 완제품 가격이 원가 아래로 내려 있다면 그 부품도 평가손실 대상이다.
연령 정보가 부족한 품목은 소진 기간으로 장기재고를 가려낼 수 있다. 재고가 12,000개이고 최근 12개월 사용량이 6,000개면 월평균 500개이므로 소진에 24개월이 걸린다. 정책을 12개월분 초과로 정하면 초과분은 12,000 − 500 × 12 = 6,000개다. 개당 장부가 2,500원이면 대상 금액이 15,000,000원이고 충당율 50%를 적용하면 7,500,000원이다.
이 방식은 신제품 출시 직전에 쌓은 비축분처럼 연령은 짧아도 소진이 오래 걸리는 재고를 잡아낸다. 반대로 계절 품목은 월평균 사용량이 실제보다 낮게 나오므로 성수기 3개월 사용량으로 따로 계산해야 한다. 성수기 월 사용량이 1,200개이고 나머지 달이 100개라면 연 사용량은 3,600 + 900 = 4,500개, 월평균 375개다. 단순 평균으로 남은 재고 4,500개를 보면 12개월분인데 실제로는 한 성수기에 3,600개가 나가 대부분 소진된다.
사용처가 없는 불용재고는 어떻게 보는가
불용재고는 사용처가 없다고 확인된 재고이므로 장부가에서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만 남기고 나머지를 충당한다. 회수 경로가 무엇인지에 따라 충당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장부가 8,000,000원의 불용 부품 세 가지 처리 경로를 비교한다.
| 회수 경로 | 장부가 | 회수 가능 금액 | 충당금 |
|---|---|---|---|
| 스크랩 매각(매각가 1,500,000원 − 운반비 200,000원) | 8,000,000원 | 1,300,000원 | 6,700,000원 |
| 재작업해 다른 모델에 사용(대체 구매 절감 5,000,000원 − 재작업비 2,000,000원) | 8,000,000원 | 3,000,000원 | 5,000,000원 |
| 회수 경로 없음(폐기) | 8,000,000원 | 0원 | 8,000,000원 |
스크랩 매각의 충당율은 6,700,000 ÷ 8,000,000로 83.75%, 재작업 사용은 62.5%다. 재작업 경로의 회수 가능 금액은 반드시 확인된 사용처가 있을 때만 인정한다.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장부가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재고가 늘어나는 가장 흔한 이유다.
충당 없이 일시 폐기했을 때의 충격도 계산해 둔다. 연 영업이익 180,000,000원이면 월 평균 이익은 15,000,000원이다. 24개월 초과 재고 8,000,000원을 충당 없이 폐기하는 달에는 이익의 53.3%(8,000,000 ÷ 15,000,000)가 한 번에 사라진다. 미리 충당했다면 폐기 시점의 손익 영향은 거의 없다.
충당 기준을 정착시키는 순서
충당 기준은 재고 연령 자료를 안정적으로 뽑는 일, 과거 처분 실적으로 충당율을 정하는 일, 월 마감에 같은 절차로 돌리는 일의 순서로 정착한다.
- 품목별 마지막 입고일과 마지막 출고일을 시스템에서 뽑는다. 두 날짜 중 늦은 쪽을 기준으로 연령을 계산한다.
- 최근 3년의 처분 실적에서 구간별 회수율을 구해 충당율 표를 만든다.
- 월 사용량 대비 보유 개월수를 계산해 연령 정보가 부족한 품목을 보완한다.
- 영업과 구매, 생산 담당이 분기마다 장기재고 목록을 보고 사용처가 확인된 품목을 충당 대상에서 뺀다.
- 월 마감마다 충당금 잔액과 필요액의 차이를 계산해 증감분을 반영한다.
- 충당금이 환입되는 경우 그 사유를 적고 충당율의 타당성을 점검한다.
장기재고 충당에 대한 질문 3가지
충당한 재고가 나중에 팔리면 어떻게 되나요?
판매된 만큼 충당금을 환입하고 환입 금액이 실제 손실을 넘으면 그 차이는 충당이 과다했다는 신호다. 12~24개월 구간의 장부가 5,000,000원 재고에 충당금 3,000,000원(60%)을 쌓아 두었는데 4,000,000원에 팔렸다고 하자. 실제 손실은 1,000,000원이고 환입은 3,000,000원이라 2,000,000원이 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런 환입이 반복되면 충당율을 낮춰야 한다.
회계상 충당이 세무상 비용으로도 인정되나요?
회계상 충당과 세무상 손금 인정 범위는 다를 수 있다. 재고자산 평가 방법의 신고 여부와 처분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세무 담당자나 회계사와 확인한 뒤 세무조정 항목으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재고는 장기재고와 어떻게 구분하나요?
월 사용량이 500개이고 조달 기간이 2개월, 안전 확보분이 1개월이면 정상 보유 한도는 1,500개로 3개월분이다. 이 범위의 재고는 장기재고가 아니다. 3개월분을 넘으면 관리 대상으로 올려 모니터링하고 12개월분(6,000개)을 넘는 부분부터 충당 대상으로 삼는다. 정상 보유 한도와 충당 판정선이 서로 다른 두 기준이라는 점을 분리해 두면 안전재고 때문에 불필요한 충당이 생기지 않는다.
이번 달 안에 재고 장부가가 큰 상위 30개 품목을 뽑아 마지막 출고일과 월평균 사용량을 붙이고 12개월분을 넘는 품목의 장부가 합계를 계산해 보자. 그 금액에 위 표의 충당율을 적용한 결과를 현재 충당금 잔액과 비교하고 차이가 월 평균 영업이익의 30%를 넘으면 경영진에게 분기별 반영 계획을 함께 보고한다.
제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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